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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혼전문변호사 “미국과 중국 중 ‘AI 협력국’ 선택하라”…트럼프 정부, 동맹국에 ‘경고장’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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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연락처 작성일26-08-19 07:43 관리자답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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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혼전문변호사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주요 동맹·파트너국에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하라”고 통보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AI 경쟁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외교·통상을 망라하는 패권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6월 제2차 팍스실리카 서밋에서 체결된 AI 기회 파트너십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한 35개국에 서한을 보내 이같이 통보할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한 초안에는 “모든 곳에 속하겠다는 것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팍스실리카 선언 서명은 단순한 회원 가입이 아닌 결속과 헌신을 의미한다”며 “신중하게 선택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무부는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기대와 상충하는 중복된 이니셔티브에 가입하면서 팍스실리카에 참여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중국이 지난달 러시아 등과 함께 팍스실리카에 맞서 설립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팍스실리카는 지난해 12월 미국 주도로 출범한 AI 공급망 협의체로, 한국·일본·호주·영국·독일·인도 등이 참여하고 있다. AI 모델, 반도체 칩, 핵심 광물 등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은 팍스실리카 출범 당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건 아니라고 했지만, 중국이 미국의 AI 기술을 추격하고 있음이 확인되자 동맹·파트너국들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이 경고 서한을 언제 발송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핵심 광물 매장량이 상당한 카자흐스탄이 지난 6월 팍스실리카에 가입한 데 이어 중국 주도의 WAICO에도 참여한 것이 미국에 경종을 울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팍스실리카에는 주요 AI 강국들이 포진해 있고, WAICO에는 브라질·인도네시아 등 핵심 광물 자원국이 다수 포함돼 있다.
미국의 AI 기술과 긴밀히 연결된 한국으로선 미국과의 디커플링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핵심 광물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한 중국이 이를 보복 카드로 삼으면 한국의 반도체 생산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였다고 해도 여전히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 1~4월 중국과 홍콩은 반도체 수출 비중에서 45%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의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지난 5월 대중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243%나 증가했다.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 손님이 있다. 무기력이다. 활력을 되찾기 위해 잠시 쉼을 택했다면 소도시 살아보기를 권한다. 나의 경우 익숙한 생활 반경을 벗어나 이번 여름 머문 곳은 전남광주 구례였다. 구례는 지리산이 품고, 섬진강이 유유히 감싸는 곳이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가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만큼 느긋한 동네다. 2주간 구례에 머물며 느긋하게 쉬었던 공간들을 소개한다.
녹음을 품은 여름 한옥, 쌍산재
여름 녹음을 만나러 구례를 대표하는 고택 중 한 곳으로 향했다. 쌍산재는 지역에서 후학 양성에 힘쓴 해주 오씨 문중 오형순 선생의 호인 ‘쌍산’에서 이름을 따온 고택이다. 나무, 풀 한 포기, 댓잎의 아삭거림마저 후손들이 대를 이어 지켜온 것이다. 지금은 잘 보존된 전통 정원과 고택으로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카페처럼 오래 머물다 갈 수도 있고, 여러 채의 한옥 중 고르면 숙박도 가능하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윤스테이>의 촬영지로 알려진 후 방문객이 늘 많다. 종가의 ‘내림 다과’를 예약하면 고택의 매력을 더 특별하게 경험할 수 있다.
보통은 1만원의 입장료를 내고 웰컴티를 받는다. 음료를 들고 정면에 있는 옛 돌계단을 오르면 빼곡히 심긴 대나무 길이 나온다. 올라가다가 뒤를 한번 돌아보면 정자 한 채가 수줍게 고개를 내민다. 거대한 대나무들은 하늘마저 초록색으로 가리고 있다. 아늑한 자연에 푹 안기니 긴장이 스르르 풀린다.
쌍산재는 예상보다 넓다. 안채, 사랑채, 건너채, 별채뿐만 아니라 정자와 사당이 곳곳에 있고, 안쪽에 넓은 경암당과 서당채(쌍산재)도 자리하고 있다. 개방된 한옥 어디에든 자리 잡고 원하는 만큼 오래도록 쉬어갈 수 있다. 한옥의 매력은 바깥 풍경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차경(借景)에 있다. 처마 끝이 액자가 되고, 마당 너머 자연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집 안에서도 바깥의 햇빛, 바람, 풍경을 즐기라는 것이 설계의 의도다. 긴 처마가 그늘을 드리우는 경암당 대청마루에 앉아 있으니 가혹했던 여름마저 보내기가 아쉽다.
아로마로 기억하는 쉼의 연장선, 예유당
지리산 아랫마을에서 아로마테라피를 만나게 될 줄이야. 토지면 오미리에 있는 예유당은 아로마테라피(향기 치유) 공간이다. 5년 전 귀촌한 아로마테라피스트 김규원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조향사 출신인 그는 운무가 가득한 오미마을의 가을 아침 풍경에 사로잡혀 오랫동안 이곳에서의 삶을 꿈꿨다. 몇해를 키워온 꿈은 지금의 예유당으로 이어졌다. “향은 스쳐가는 기분 같은 것이 아니라 몸까지 도달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그는 깊이가 다른 향기 클래스를 열고 있다.
이름은 ‘계절 향차림’이다. 너른 마당에 있는 한옥 건물로 들어서면 기분 좋은 향이 콧속을 가득 채운다. 테이블 위에는 갈색의 에센셜 오일 병들, 계절 간식과 따스한 차가 놓여 있다. 잘 익은 살구와 블루베리, 개운한 토종 박하 새싹, 치즈와 딜꽃까지. 제철이 이렇게나 맛있구나. 과일과 향신료의 생소한 조합이라 더 인상적이다. 벌써 몸 안으로 자연이 스며든 듯한 느낌이 든다. 음식도 에센셜 오일도 계절마다 구성이 달라진다.
이곳에서는 무작정 향을 고르라고 하지 않는다. 대화를 통해 계절 속 나의 몸과 마음 상태를 체크한다. 그러고 나서 <동의보감>과 음양오행을 참고해 지금 필요한 기운이 있는 오일을 찾는다. 木(목), 火(화), 土(토), 金(금), 水(수)… 마음이 머무는 향에는 그날의 상태가 반영되기도 한다.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꺼내볼 수 있는 ‘쉼’이랄까. 편안함에 이르게 하는 나만의 테라피 향수를 만드는 것이다. 계절 향차림은 매주 금·토·일에 5인 이하 진행한다. 예약은 필수.
책을 읽으며 천천히 머무는, 책방로파이
구례 읍내, 어느 골목에는 정겨운 할머니 집 같은 공간이 있다. 파란색 대문 앞에는 자전거가 세워져 있고, 안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들려온다. 책과 커피 내음도 그 사이로 풍겨온다. 구례로 귀촌한 방성원씨가 책방 겸 카페로 운영하고 있는 책방로파이다.
마루에 앉을 수도, 마당에 앉을 수도 있다. 왠지 누군가의 외갓집 혹은 어린 시절 내 방 같은 공간도 있다. 방으로 발을 내딛자마자 시공간을 넘나든 기분이 든다. 창문을 가득 메운 여름 오후의 햇살, 열기로 희게 번져 있는 창밖, 그 너머로 보이는 초록 잎사귀들은 바람에 느리게 흔들린다. 오래된 브라운관 TV도, 선풍기도 묵묵하게 돌아간다. 그 날갯짓에 여름 공기는 천천히 밀려나고, 책장도 가볍게 떠오른다.
메뉴판도 아날로그적이다. 빳빳한 한지 같은 종이에 가게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고, 메뉴들이 그림으로도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무심한 듯 집게로 툭 집어두었다. 음료는 핸드드립 커피부터 인도식 밀크티, 포트와인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책방로파이 서점 공간에는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책이 가득하다. 평소 책에 관심이 없더라도 메모를 따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방성원 대표가 좋아하는 시집과 소설 그리고 환경, 퀴어, 동물권 등 다양한 인문학 서적도 만날 수 있다.
영업시간이 길지 않은 편이고, 수~금요일은 휴무이므로 방문 전에 온라인 채널의 공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있는 ‘목월빵집’은 구례 밀로 만든 빵으로 워낙 유명하다. 시간대별로 나오는 빵이 다르니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기를 권한다.
섬진강 산책길, 두꺼비다리
구례 문척면의 숙소에서 읍내를 향해 걷는 길은 섬진강 산책로로 연결된다. 읍내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탈지 고민하던 차에 다리 입구에 있는 두꺼비 조각상을 발견했다. 그 뒤로 하얀 교량이 펼쳐져 있었다. 이참에 여름의 새파란 날씨를 한껏 즐겨보기로 했다.
두꺼비다리는 섬진강의 전설을 바탕으로 세운 다리다. 고려시대 왜구가 침입했을 때 섬진강 하구에서 수많은 두꺼비가 울어 왜구를 물리쳤고, 이후 두꺼비를 뜻하는 한자 ‘섬(蟾)’을 붙여 ‘섬진강’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다리 중간에서 내려다보면 강 한가운데에 읍내를 바라보고 있는 두꺼비 조각상이 있다.
다리의 생김새도 눈길을 끈다. 마치 두 손을 꼭 붙인 듯 새하얀 주탑이 하늘을 향해 곧게 솟아 있다. 봉두산 등 이 일대에 있는 산들이 굴곡을 이루며 푸른 선을 그린다. 뭉게구름이 뜬 맑은 날에는 파란 하늘이 강에 그대로 비쳐 더 신성한 풍경이 완성된다. 해가 지면 야간 조명이 켜져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꺼비다리를 건너면, 섬진강을 따라 쭉 걷게 된다. 섬진강은 낙동강, 한강, 금강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긴 강이다. 길은 자연스레 섬진강 대나무숲길로 이어진다. 보이는 색은 다채롭고, 들리는 소리는 고요하다. 천천히 옮기는 발걸음이지만, 기분은 오히려 들뜨게 되는 산책길이다.
구례는 더 이상 벚꽃과 산수유, 지리산만으로 기억되는 여행지가 아니다. 천혜의 자연 위에 귀촌인들의 새로운 감각이 더해지며, 천천히 머물고 깊이 쉬어가는 로컬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다. 마음속 무기력의 경고음이 울릴 때, 대신 울어줄 두꺼비가 필요할 때, 섬진강을 품은 구례는 언제든 조용한 안식처가 되어줄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6월 제2차 팍스실리카 서밋에서 체결된 AI 기회 파트너십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한 35개국에 서한을 보내 이같이 통보할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한 초안에는 “모든 곳에 속하겠다는 것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팍스실리카 선언 서명은 단순한 회원 가입이 아닌 결속과 헌신을 의미한다”며 “신중하게 선택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무부는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기대와 상충하는 중복된 이니셔티브에 가입하면서 팍스실리카에 참여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중국이 지난달 러시아 등과 함께 팍스실리카에 맞서 설립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팍스실리카는 지난해 12월 미국 주도로 출범한 AI 공급망 협의체로, 한국·일본·호주·영국·독일·인도 등이 참여하고 있다. AI 모델, 반도체 칩, 핵심 광물 등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은 팍스실리카 출범 당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건 아니라고 했지만, 중국이 미국의 AI 기술을 추격하고 있음이 확인되자 동맹·파트너국들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이 경고 서한을 언제 발송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핵심 광물 매장량이 상당한 카자흐스탄이 지난 6월 팍스실리카에 가입한 데 이어 중국 주도의 WAICO에도 참여한 것이 미국에 경종을 울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팍스실리카에는 주요 AI 강국들이 포진해 있고, WAICO에는 브라질·인도네시아 등 핵심 광물 자원국이 다수 포함돼 있다.
미국의 AI 기술과 긴밀히 연결된 한국으로선 미국과의 디커플링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핵심 광물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한 중국이 이를 보복 카드로 삼으면 한국의 반도체 생산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였다고 해도 여전히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 1~4월 중국과 홍콩은 반도체 수출 비중에서 45%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의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지난 5월 대중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243%나 증가했다.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 손님이 있다. 무기력이다. 활력을 되찾기 위해 잠시 쉼을 택했다면 소도시 살아보기를 권한다. 나의 경우 익숙한 생활 반경을 벗어나 이번 여름 머문 곳은 전남광주 구례였다. 구례는 지리산이 품고, 섬진강이 유유히 감싸는 곳이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가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만큼 느긋한 동네다. 2주간 구례에 머물며 느긋하게 쉬었던 공간들을 소개한다.
녹음을 품은 여름 한옥, 쌍산재
여름 녹음을 만나러 구례를 대표하는 고택 중 한 곳으로 향했다. 쌍산재는 지역에서 후학 양성에 힘쓴 해주 오씨 문중 오형순 선생의 호인 ‘쌍산’에서 이름을 따온 고택이다. 나무, 풀 한 포기, 댓잎의 아삭거림마저 후손들이 대를 이어 지켜온 것이다. 지금은 잘 보존된 전통 정원과 고택으로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카페처럼 오래 머물다 갈 수도 있고, 여러 채의 한옥 중 고르면 숙박도 가능하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윤스테이>의 촬영지로 알려진 후 방문객이 늘 많다. 종가의 ‘내림 다과’를 예약하면 고택의 매력을 더 특별하게 경험할 수 있다.
보통은 1만원의 입장료를 내고 웰컴티를 받는다. 음료를 들고 정면에 있는 옛 돌계단을 오르면 빼곡히 심긴 대나무 길이 나온다. 올라가다가 뒤를 한번 돌아보면 정자 한 채가 수줍게 고개를 내민다. 거대한 대나무들은 하늘마저 초록색으로 가리고 있다. 아늑한 자연에 푹 안기니 긴장이 스르르 풀린다.
쌍산재는 예상보다 넓다. 안채, 사랑채, 건너채, 별채뿐만 아니라 정자와 사당이 곳곳에 있고, 안쪽에 넓은 경암당과 서당채(쌍산재)도 자리하고 있다. 개방된 한옥 어디에든 자리 잡고 원하는 만큼 오래도록 쉬어갈 수 있다. 한옥의 매력은 바깥 풍경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차경(借景)에 있다. 처마 끝이 액자가 되고, 마당 너머 자연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집 안에서도 바깥의 햇빛, 바람, 풍경을 즐기라는 것이 설계의 의도다. 긴 처마가 그늘을 드리우는 경암당 대청마루에 앉아 있으니 가혹했던 여름마저 보내기가 아쉽다.
아로마로 기억하는 쉼의 연장선, 예유당
지리산 아랫마을에서 아로마테라피를 만나게 될 줄이야. 토지면 오미리에 있는 예유당은 아로마테라피(향기 치유) 공간이다. 5년 전 귀촌한 아로마테라피스트 김규원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조향사 출신인 그는 운무가 가득한 오미마을의 가을 아침 풍경에 사로잡혀 오랫동안 이곳에서의 삶을 꿈꿨다. 몇해를 키워온 꿈은 지금의 예유당으로 이어졌다. “향은 스쳐가는 기분 같은 것이 아니라 몸까지 도달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그는 깊이가 다른 향기 클래스를 열고 있다.
이름은 ‘계절 향차림’이다. 너른 마당에 있는 한옥 건물로 들어서면 기분 좋은 향이 콧속을 가득 채운다. 테이블 위에는 갈색의 에센셜 오일 병들, 계절 간식과 따스한 차가 놓여 있다. 잘 익은 살구와 블루베리, 개운한 토종 박하 새싹, 치즈와 딜꽃까지. 제철이 이렇게나 맛있구나. 과일과 향신료의 생소한 조합이라 더 인상적이다. 벌써 몸 안으로 자연이 스며든 듯한 느낌이 든다. 음식도 에센셜 오일도 계절마다 구성이 달라진다.
이곳에서는 무작정 향을 고르라고 하지 않는다. 대화를 통해 계절 속 나의 몸과 마음 상태를 체크한다. 그러고 나서 <동의보감>과 음양오행을 참고해 지금 필요한 기운이 있는 오일을 찾는다. 木(목), 火(화), 土(토), 金(금), 水(수)… 마음이 머무는 향에는 그날의 상태가 반영되기도 한다.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꺼내볼 수 있는 ‘쉼’이랄까. 편안함에 이르게 하는 나만의 테라피 향수를 만드는 것이다. 계절 향차림은 매주 금·토·일에 5인 이하 진행한다. 예약은 필수.
책을 읽으며 천천히 머무는, 책방로파이
구례 읍내, 어느 골목에는 정겨운 할머니 집 같은 공간이 있다. 파란색 대문 앞에는 자전거가 세워져 있고, 안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들려온다. 책과 커피 내음도 그 사이로 풍겨온다. 구례로 귀촌한 방성원씨가 책방 겸 카페로 운영하고 있는 책방로파이다.
마루에 앉을 수도, 마당에 앉을 수도 있다. 왠지 누군가의 외갓집 혹은 어린 시절 내 방 같은 공간도 있다. 방으로 발을 내딛자마자 시공간을 넘나든 기분이 든다. 창문을 가득 메운 여름 오후의 햇살, 열기로 희게 번져 있는 창밖, 그 너머로 보이는 초록 잎사귀들은 바람에 느리게 흔들린다. 오래된 브라운관 TV도, 선풍기도 묵묵하게 돌아간다. 그 날갯짓에 여름 공기는 천천히 밀려나고, 책장도 가볍게 떠오른다.
메뉴판도 아날로그적이다. 빳빳한 한지 같은 종이에 가게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고, 메뉴들이 그림으로도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무심한 듯 집게로 툭 집어두었다. 음료는 핸드드립 커피부터 인도식 밀크티, 포트와인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책방로파이 서점 공간에는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책이 가득하다. 평소 책에 관심이 없더라도 메모를 따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방성원 대표가 좋아하는 시집과 소설 그리고 환경, 퀴어, 동물권 등 다양한 인문학 서적도 만날 수 있다.
영업시간이 길지 않은 편이고, 수~금요일은 휴무이므로 방문 전에 온라인 채널의 공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있는 ‘목월빵집’은 구례 밀로 만든 빵으로 워낙 유명하다. 시간대별로 나오는 빵이 다르니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기를 권한다.
섬진강 산책길, 두꺼비다리
구례 문척면의 숙소에서 읍내를 향해 걷는 길은 섬진강 산책로로 연결된다. 읍내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탈지 고민하던 차에 다리 입구에 있는 두꺼비 조각상을 발견했다. 그 뒤로 하얀 교량이 펼쳐져 있었다. 이참에 여름의 새파란 날씨를 한껏 즐겨보기로 했다.
두꺼비다리는 섬진강의 전설을 바탕으로 세운 다리다. 고려시대 왜구가 침입했을 때 섬진강 하구에서 수많은 두꺼비가 울어 왜구를 물리쳤고, 이후 두꺼비를 뜻하는 한자 ‘섬(蟾)’을 붙여 ‘섬진강’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다리 중간에서 내려다보면 강 한가운데에 읍내를 바라보고 있는 두꺼비 조각상이 있다.
다리의 생김새도 눈길을 끈다. 마치 두 손을 꼭 붙인 듯 새하얀 주탑이 하늘을 향해 곧게 솟아 있다. 봉두산 등 이 일대에 있는 산들이 굴곡을 이루며 푸른 선을 그린다. 뭉게구름이 뜬 맑은 날에는 파란 하늘이 강에 그대로 비쳐 더 신성한 풍경이 완성된다. 해가 지면 야간 조명이 켜져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꺼비다리를 건너면, 섬진강을 따라 쭉 걷게 된다. 섬진강은 낙동강, 한강, 금강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긴 강이다. 길은 자연스레 섬진강 대나무숲길로 이어진다. 보이는 색은 다채롭고, 들리는 소리는 고요하다. 천천히 옮기는 발걸음이지만, 기분은 오히려 들뜨게 되는 산책길이다.
구례는 더 이상 벚꽃과 산수유, 지리산만으로 기억되는 여행지가 아니다. 천혜의 자연 위에 귀촌인들의 새로운 감각이 더해지며, 천천히 머물고 깊이 쉬어가는 로컬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다. 마음속 무기력의 경고음이 울릴 때, 대신 울어줄 두꺼비가 필요할 때, 섬진강을 품은 구례는 언제든 조용한 안식처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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